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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al Europe

어쨌든 나는 그때의 내가 기특하다. 이 여행을 갔을 때가 아이폰4가 나온 지 1년이 안된 시점이었을 거다. 아이폰3는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4가 나온다고 했을 때 궁금하기는 했지만 딱히 사야 된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엄마가 어디서 듣고 왔는지 오빠가 사전 구매할 때 내 것도 주문하라는 얘기를 했다. 얼떨결에 갖게 되었지만 사고 보니 은근히 자랑하기 좋았다. 대학 동기, 친구들 중에서도 거의 내가 먼저 산 격이었다. 이게 뭐가 좋고 저래서 뭐가 좋다 설명을 해도 이해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물론 지금처럼 뭐를 많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군대에 가 있는 친구들은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다. 아마 휴가 중에 얘기만 듣고, 나중에 전역해서야 살 수 있었겠지. 사실 누구나 알듯이 이건 혁명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이 시기에 군대를 간 친..
처음이자 지금을.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소심한 내 언어들에서 한분이 '여행'이라는 단어를 캐치해내었다. 놀라움도 잠시, 생각했다. 여행이라... 여행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했었는데, 다시 여행의 첫 글을 쓴다면 나는 무엇을 쓸 수 있을까. 여행이 나에게 주는 보상은 무엇이었을까. 항상 내 마음속에는 여행을 위한 여행에 의한 삶이 있었는데, 나의 첫 여행, 그때를 어렴풋이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첫 여행은 해외였고 유럽이었다. 무작정 생각해 낸 곳이 유럽이었다. 많이 멀고, 모든 예술이 시작되었을 것만 같은 곳, 하지만 유럽에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도 몰랐다. 왜 하필 체코를 선택했는지 동유럽을 생각했는지 그때의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붉고 선명한 동화 같은 마을의 사진을 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