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8
출국하는 날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 딱 이틀전에 갑자기 무섭다, 정말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딱 이틀전에...
그 전까지는 정말 뭐든 다 될 것처럼 그렇게 자신 있을 수가 없었는데
더군다나 딱 3일 앞두고 그와 나에게 안좋은 일들만 겹쳐 일어나길 시작했다.
치과문제에, 핸드폰 락에, 친구들은 얼굴이라도 한 번 봐야하니 약속은 계속 잡혀있고,
너무 정신없이 막상 준비도 부실하게된 느낌으로 오게된 것 같다.
몇달 전부터 아니 몇년 전부터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다시 처음부터 모든 걸 시작해야 한다고 하니 두려웠나 보다.
설상가상 여행사에서 출국 전날 기내결함으로 비행 일정이 변경되었다 연락이 왔다.
오후 3시 비행기로 여유롭게 가려고 했는데 원래는 오사카 경유였던 비행이 죄송하다는 말도없이 일방적으로 변경 되었다.
심지어 대한항공에서 다른 항공으로 변경, 일본 경유가 좋다고 들은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았다. 여행사한테 상황 설명 제대로 해달라고 말했으나
여행사 탓도 아니니 뭐라 할 수도 없고, 보상을 받을 수도 없고,
너무 아침 출발이라고 했더니 그럼 베이징 경유 였나, 그게 있는데 그건 수하물 수속 두 번 밟아야하는데 그거 타 시겠냐고... 지금 협박 하는건가.
우리는 그냥 아침일찍 홍콩가는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그래도 후기에 홍콩 경유도 편하다해서 그냥 기분 좋게 탔다.
홍콩으로
20대 초반에는 그저 외국 나간다는 것이 너무 좋아서 몸이 힘든지 내가 부당한 일을 당하는지도 모르고 즐겁고 모든 것이 신기했다.
지금도 여행은 즐겁지만 비행기 타는 것은 너무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이 좁은 닭장 같은 비행기 이코노미석 안에서 먹고 자고 해야 하는데 휴
20대초반에는 유럽을 두 번 경유하기도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새벽에 밤을 지새우기도하며 타도 그리 힘든지 몰랐건만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하면 죽어도 못할 것 같다.
어렸을 때 퍼스트 클래스는 돈 많고 지위있는 사람만 타는 것, 관심도 없고 같은 곳 가는데 싸게 가기만 하면 좋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몸이 힘든 건 될 수 있으면 피하게 되는 것 같다. 그와 돌아올 때는 꼭 퍼스트 클래스 타자며...
정말 힘든건 같이 가는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홍콩행 비행기에서는 앞에 한 부부가 탔는데 의자를 뒤로 확 내리는 거였다.
양해를 구한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다같이 좁은 자리에서 가는데... 처음에 너무 좁아서 의자좀 세워달라그랬는데 내 목소리가 작았는지 그냥 쳐다보다 고개 돌리고 그대로 누워서 움직이지도 않는 거였다. 그래도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면 무슨 말인지 다시 들어볼려고 하는게 예의 아닌가. 승무원 올 때 까지 기다렸는데 어짜피 식사하는 시간이라 의자는 올라갔다.
에어 뉴질랜드
뉴질랜드행 (에어 뉴질랜드) 는 이코노미로 따로 들어가는 구간을 막아놓고 퍼스트 클래스 부터 통과하도록 되었다. 여유롭게 타자며 거의 늦게 탄 우리는 다들 발 벗고 쭉 편 채로 누워 있는 그 분들을 지나기 민망했다. 심지어 발냄새... 앞에 탄 케세이 퍼시픽보다 퍼스트클래스지만 매우 촘촘하게 붙어있었다.
안으로 들어오며 옆과 앞에 탄 사람들을 봤는데 우리끼리 옆에 노부부가 타서 아 다행이다. 앞에 일본분들이 타서 아 다행이다!를 외쳤다. 어쩔 수 없이 나라마다 특성이 있다 생각해서 일본분들이 의자를 제친다거나 남한테 피해끼치는 걸 잘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그 옆에 앉은 노부인이 약간 몸집이 있으셔서 그는 그는 한 번 편히 있지 못하고 결국 뉴질랜드에 도착했다. 반쪽만 앉아서 왔다고 장난식으로 말했지만 많이 피곤한 듯 했다.
나는 약간 병적으로 목 마른 걸 못 참는 성격인 것 같다. 그래서 옆에 분이 또 신기했던게 가는 내내 도리토스 같은 짜고 매콤한 과자를 계속 쉴새없이 드셨는데, 눈은 영화에서 한 순간도 떼지 않고, 몸도 움직이시지 않고, 어떻게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먹는지 개인적으로 신기했다.
그 와중에 에어 뉴질랜드 멀티미디어 UI도 좋고 게임도 재밌어서 초반에 그랑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멀티게임은 요즘 다 있는 것 같지만 추가로 재밌는 서비스가 꽤 많다.
상점이라던지 문자 서비스라던지 기내 좌석 스크린과 연결해서 멀리 떨어져있는 친구에게도 채팅할 수 있다.
그리고 승무원 서비스가 너무 좋다. 거의 승무원이 남자고 여자는 한 두분, 약간 나이 있어보이는 남자 승무원들이 꽤 있는데 왠지 믿음이 가고 멋있다. 특히 출발할때 각자 자리잡고 대기하는데 경호원들 같다.
기내식은 맛있고 신선한 느낌 매우 마음에 들었다. 기내식에 화이트 와인에 이제 후식으로 커피까지 먹으면 딱 기분 좋게 영화 한편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다리고 있는데 기내식 먹는 시간도 여유로운 편이라 좋았고 (이상하게 기내식 먹으면 항상 사람들이 너무 빨리 먹어서 아무래도 불편하니 먹다보면 다 걷어가는 느낌) 와인들이 남은건지 문화가 그런건지 와인 두개씩 들고 승무원들이 와인 더 드실분들을 찾으러다닌다. 그 모습이 왜 정감있고 귀여웠지.
그리고 바로 내가 원하던 커피를 드디어 후식으로!
딱 좋았다. 약간 떫은 맛이 강했지만 그래도 오늘 정신 없이 보낸 하루에 첫 커피였다.
그러니까 무조건 만족.
어쨋든 KIA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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