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Home food
어쨋든 음식은 해 먹는게 훨씬 싸므로 자연스럽게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먹게 되었다. 다행인지 우리말고 하우스에 장기투숙하는 부부도 있고 호스트도 연휴라 한달동안 유럽간다고 해서, 그래도 키친 사용을 정말 편하게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통 관광객들은 짧게 여행하고 가니까 숙소 키친 가능한 곳을 빌려도 잘 사용하지 않을 텐데 우리랑 N&Y 부부는 자연스럽게 집처럼 키친 사용을 했던 것 같다. 또 처음 보는 외국 음식 재료들을 보니 괜히 이 것 저것 만들어 먹어보고 싶고 요리하고 괜히 테이블 세팅해보고 지금 생각해보면 부질없는 짓들을 좀 했었다.
처음 뉴질랜드 갔을 때는 의욕에 넘쳐서 호스트들한테 한국음식도 만들어주고 했는데 , 계속 이렇게 장기 여행으로 여러 곳을 다니다보니까 우리같은 게스트가 없었을텐데 부끄럽기도 하고, 근데 그만큼 같이 사는 사람들이랑 친해진 것 같기도하고, 셰어하우스니까 어쨋든 우리는 돈 낸만큼 누린 것 같긴하다.
그리고 우리가 큰 실수를 한 것도 있었다. 숙소 지침을 처음에 안 읽었던건지 전혀 기억에 없었는데 (우리가 눈치도 없었던 듯 하다.) 호스트들이 베지테리언이었는데 전혀 몰랐었다. 우리는 초반에 뉴질랜드 왔으니까 소고기 먹자며 신나서 집에서 스테이크도 구워먹고, 각종 고기 볶음 요리를 야무지게 해먹었다. 심지어 우리가 처음에 고기가 잘 안익는 것 같아서 고기 잘 굽냐며 호스트 남자애한테 물어봤었는데, 그애도 그냥 우리가 게스트고 하니까 어...칼집을 내보는게 어떨까 하면서 맞장구 쳐주었다. 하루는 내가 신나서 저녁에 한국 음식 해준다고 일하고 있는 호스트 부부한테 언제오냐고 문자를 날렸었다. 그들은 한국음식먹어보고 싶었다고 하며 저녁 6시쯤 도착할 것 같다고 했다. 급하게 요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자가 다시와서 보니, 근데 고기는 아니지? 우리 베지테리언이야 하는 것이었다. 이미 한인마트에서 삼겹살과 고추장 주물럭을 사온 상태, 전혀 몰랐던 우리가 당황하자 N&Y 부부가 몰랐냐고, 숙소 지침에 쓰여져 있었다고, 우유도 계란도 안 먹는 다는 것이었다. 실수했다 싶어서 B가 한인마트까지 다시 뛰어가서 대충 떡볶이랑 깻잎이랑 콩자반인가 그냥 여러 반찬들을 사왔다. 나중에 호스트 부부가 와서 괜찮다고 본인들은 알아서 골라 먹을테니 고기 테이블에 올려도 된다고 해서 어쨋든 같이 잘 먹긴했는데, 괜히 의욕만 앞서서 요리해준다고 했다가 돈도 많이 깨지고 음식 만드는 것도 힘들어서 B한테 핀잔을 들었었다.
어쨋든 그 헤프닝이 있고 나서 한번은 아무 생각 없이 냉장고에 붙여진 호스트 사진들 구경하다가 거기에 동물애호가 관련된 명함이랑 뱃지 같은 것들이 몇개 붙여져있었는데 그 때서야 그게 눈에 들어왔다. 진작 봤더라면 눈치챌 수 있었을 텐데...
그 때부터 집갈 때마다 호스트가 베지테리언인지 꼭 확인하고 가는 것 같다. 특히나 뉴질랜드랑 호주 알아볼 때마다 베지테리안들이 많아서, 아니 뉴질랜드 사람들은 다 베지테리언인가봐 했는데 N이 뉴질랜드 사람들이? 그들은 고기 엄청 좋아해, 유럽사람들 이겠지, 해서 생각해보니 죄다 유럽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호스트들이 많았다.
어쨋든 다음 집도 집이 너무 좋아서 선택했는데 베지테리언 가족 (역시나 유러피안 이탈리안)이었는데, 이집은 아예 게스트들도 키친사용할 때 육류나생선류 음식은 못 먹는게 룰이라고 했다. 한달동안 몸도 좋아질 겸 우리도 베지테리언해보자 했는데 어짜피 나가서 먹는게 거의 고기류라....
어쨋든 뉴질랜드에서는 2달 넘게 요리란 요리는 재밌게 맛있게 잘 해 먹고 살았던 것 같다.
'NEWZEA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Dominion road 도미니언 로드 (0) | 2018.06.22 |
---|---|
Mount eden house 뉴질랜드 첫 숙소 (0) | 2018.06.21 |
Burger fuel 버거퓨어 (0) | 2018.06.19 |
뉴질랜드 출발 KIAORA (0) | 2018.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