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Mount eden house
처음 공항버스를 타고 뉴질랜드에 도착했을 때 그 큰 트렁크들고 숙소 가는길이 너무 힘들어서, 숙소 잘 못 구했다. 망했다 싶었는데, 오클랜드에서 이 쪽이 최고의 숙소 위치였던 것 같다.
지금은 항상 숙소 이동할 때는 우버나 그랩을 이용하는데, 그때는 잘 몰라서 택시는 비싸겠지 하고 그냥 대중교통 이용하다가 땀이란 땀은 한바가지 흘리고 후회하고,,,그래도 마이랑이베이 갈때는 N이 차로 이동해줘서 편하게 갔었는데 정말 뉴질랜드는 차가 없으면 노스쇼어 쪽으로 가는건 절대 비추다.
항상 J랑 친구들이랑 놀고 우리 데려다준다고 그 위쪽까지 올라갔던 것 생각하면 미안하다. 친구들도 마운트이든이 위치가 얼마나 좋은데 숙소를 옮겼냐며,,,
집 앞에 시티가는 버스도 잘 되어있고, 바로 뒤에 조금만 올라가면 마운트 이든 산책도 할 수 있고, 좀만 내려가면 대형마켓에, 집 주변도 깔끔하고 조용했고 동네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귀여운 아이들도 많이 만나고.
숙소 처음 사진 볼때 뒷 마당에서 오렌지도 따 먹을 수 있다고 했는데, 괜히 그런 뭔가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좋아서 숙소를 골랐었는데 2층 집에 햇빛도 잘 들어오고 정말 좋은 집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3커플이 함께 살았는데 별로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던 것같다. 화장실 사용도 그렇게 부딪쳤던 적도 없고, 싱가포르에 와서야 화장실 같이 쓰는게 너무 불편해서 계속 프라이빗 화장실을 고집했는데 그 때는 공동 사용이 그렇게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심지어 우리는 저 부부는 왜 계속 안씻지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초스피드로 씻고, 화장실 청소도 항상 깔끔히 해놓는 듯했다. 이걸 확실히 느낀게 호스트가 1달 고향방문하고 온 다음날 아침 화장실에 있던 물때며 부엌이며 깔끔히 청소 되어있던 것. 아 그러고보니 물때 이런 건 따로 청소를 안하니 엄청 더러웠었구나 했다. 아침에 밥 먹으며 호스트 부부가 안보이길래 N한테 바로 출근한거야? 신기하네, 언제 청소를 다했지 했는데 어제 도착해서 쉴주 알았더니 바로 청소랑 다 해놓은 것 같다고, 엄청 부지런한 부부인 듯 했다.
지내면서 호스트랑 게스트들 일상도 굉장히 단조로웠다. 호스트는 젊은 신혼부부 였는데 아내는 폴란드사람, 남편은 스페인사람이었다. 4년전 같이 먼 나라 뉴질랜드로 와서 일도 구하고 에어비앤비로 저금도 하는 듯했다. 사실 발음도 어렵고 떨어져있는 시간이 많아서 많은 대화를 못 나누었는데 여자애는 우리랑 같은 디자인을 한다고 했다. 인테리어 쪽 인듯, 같은 디자이너라고 하니 반가워했다. 틈틈이 도예도 배우는 듯 잘은 못하지만 무언가 만들어내는게 취미라고 했다. 얘기하다보니 화장실에 있는 투박하지만 귀여운 도자기 컵이랑 비누받침이 생각났다. 그것도 만든거냐고 만들었더니 맞다고 했다. 남편은 대학교에서 일한다고 언뜻 들은 것 같은데 N이랑 전기쪽 얘기를 하는 걸로 보아 관련 일을 하는 듯했다. 두 부부는 일이 끝나면 만나서 장을 보고 같이 들어오는 듯 했다. 장을 보고 6시나 반쯤 집에 도착해 거의 남편인 E가 요리를 하고, 아내인 K는 청소를 하는 듯 했다. E가 항상 싱싱하고 굵고 큰 뉴질랜드 채소들을 능숙하게 다듬고 뭉텅뭉텅 큼직하게 잘라서 야채스프를 만드는 듯 큰 솥에 끓여내면 그 냄새가 참 맛있고 좋았다. 둘이 저녁이 만들어지면 항상 쇼파에 함께 앉아 저녁도 먹고 고양이와 놀며 저녁 늦게까지 넷플릭스나 다운받은 영화를 보고 자는 듯했다. 주말에도 거의 집순이 집돌이처럼 낮부터 저녁까지 쇼파에 드러누워 영화를 보거나했다. 약간의 언덕에서 집이 내려가는 구조라 그 언덕에서 내려오기 전 우리 집 창문으로 티비 켜진게 보이면 아 호스트 집에 있네~하며 들어오고는 했다. 나는 못 봤는데 Y가 둘이 가끔 거실에서 커플요가도 한다고 했다.
둘이 보면 약간 단조로운 듯 하지만 편하고 귀엽게 잘 사는 듯 했다. 우리도 지금은 얹혀사는 커플이지만 나중에 저렇게 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둘이 지금은 단조롭게 살지만 이전엔 아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휴가를 맞아 한 달 동안 유럽간다고 짐을 쌀 때 나는 못 봤지만 카메라라면 눈이 돌아가는 그의 눈에 정확하게 엄청난 전문가 카메라 렌즈들이 엄청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또 돌아올 때 보니까 둘이 짐을 들고 올라와 헥헥 대며 풀어 놓는 걸 보니 엄청 큰 겨울 등산 장비를 가지고 있었다. 아마 둘이 여행도 좋아하고 야외활동도 좋아하는데, 평상시 뉴질랜드에서 일할 때만 그렇게 단조롭고 여유롭게 사는 듯 했다.
그리고 고양이 I
E가 한 달 동안 유럽가기 전, 우리한테 당부할 걸 리스트로 적어 설명해줬었는데 뭐 쓰레기는 언제 버리는지 등등 근데 우리가 제일 궁금한건 고양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였다. 나는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니 혹시 호스트가 없을 때 아플까 그게 걱정이었다. E는 우리 고양이는 알아서 잘 지낼테니 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했다. 씻기지 않아도 되고 사료랑 물만 아침저녁으로 갈아주면 되는 거였다. 그리고 고양이 혹시 아프면 건강보험증과 전용치료사도 있으니까 여기에 전화하면된다고, “와 고양이도 보험이 있네, 응? 씻기지 않는다고?”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충격적이었지만 원래 고양이는 안 씻기는게 맞는건가 했다. 알아서 씻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알아서 어떻게 씻지?’ 하지만 왠지 그말을 들은 이유로는 마구 만지지는 못했던 I...
언젠가 길고양이었는데 어찌 인연이되 기르게 되었다고 했는데 잘 교육받은 아이마냥 정말 정확한 시간에 와서 밥을 먹고 있다가 사라지고 어느샌가 뒤에 와 있고는 했다. 고양이가 밖으로 나가도 주인부부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나가도 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있어서인지 다시 돌아오고는 했다.
가끔 우리가 실수로 지하문이랑 현관문 양쪽을 닫아놓을 때는 울음소리를 내어 우리가 깜짝 놀라 열어주고는 했다. 그래도 NY부부가 있어 우리가 신경 쓸 일은 별로 없었다. B는 아침에 일어나서 밥 채워주는게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호스트 부부가 여행가고 2주인가 후에 비가 온 다음날 고양이가 구슬피 계속 울어서 NY부부랑 걱정을 했던 적이 있다. 우리는 혹시 비를 맞고 감기가 걸려서 그런건가 병원에 전화를 해봐야 하나 걱정했는데 자칭 고양이 전문가N이 본인이 한 번 보겠다며 나선 것, 근데 N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었다. 내가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자기는 고양이가 좋다고,그래서 항상 알레르기 약을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헛 정말 대단한 고양이 사랑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이 집이 고양이 키우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계약했다고...
그렇게 해서 N이 고양이를 좀 살펴보는 듯 했는데 고양이I가 풀이 죽은 채로 주인부부 방 침대 위에 올라가 몸을 웅크리고 울었다. 주인 부부가 일부러 그런건지 가기전에 방문을 활딱 열어놓고 가는 바람에 우리를 너무 믿는건가 했는데 일부러 들어가보진 않았었다. 고양이 때문에 조심스럽게 들어가봤었는데, 그 부부 특성상 귀증품 이런 걸 막 모아둘 것 같지도 않고 정말 셰어하우스 개념이니 신경을 안쓰는 듯했다. 나같으면 아무리 셰어하우스라도 내 방에는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할 것 같은데 뭐가 없더라도. 그러고보니 첫 날 오자마자 방을 소개시켜주던 K한테 아 방문 열쇠는 없냐고 물었었는데 우리 집은 그런 것 없다고, 아 뉴질랜드에서는 문을 안잡가요~ 하며 허허허 웃었다. 이건 다음 마이랑이 집도 마찬가지.
살펴보던 N은 아마 주인부부가 그리워서 그러는 듯 하다고 했다. 일단 N이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고 해서 며칠 그러고 있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I가 내 남자친구 B만 보면 달려와서 그의 다리에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는 I가 불쌍하고 귀엽다며 같이 놀아주고는 했는데, 이상하게 I는 나는 약간 경계하는 듯한 모션을 취하고는 했다. 하루는 I 때문에 다시 샤워하고는 했던 그가 샤워하자마자 또 달려드는 I 때문에 도망다니는 모습이 웃겨서 나도 왜 I가 갑자기 저러지... 하면서 검색을 해봤더니... 그것이었다. 발정날 때 하는 행동들! 내가 너무 웃겨서 이거 어떡하지. 민망해서 N이나 호스트들한테 말도 못하겠고, (N은 그냥 호스트를 그리워하는 거라고 당당하게 믿고 있는듯 했고 ) 저 녀석 덜컥 밖에서 임신이라도 하고 오면 어떡하지, I는 암컷, 호스트들도 없는데 우리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고민을 했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당신이 남자인지알고 오빠만 쫓아다녔지하며 우리끼리 웃기도 하고, 물론 정확한 진단을 한건 아니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왠지 그 I의 모습을 보며 나는 백프로 확신을 하게 되었다. 하루는 샤워를 한 그가 문 앞에서 기다리는 I를 보고 방으로 도망왔는데 방문을 긁으며 구슬피 울기도 하고, 일부러 고양이 털 때문에 방문을 항상 닫아놨었는데 그를 찾아다녔는지 우리방에서 들킨 사람마냥 놀래서 뛰쳐나오는 거하며.
다행히 호스트가 돌아오고 그 주에 우리가 나와서 그 뒤로 I가 어떻게 됫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별일 없이 그 기간도 지나고 잘 살고 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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