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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의 항해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찬혁'이 한 단어 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문장이라고 말했다는데 왜인지 알 것 같았다. 처음엔 기존 누군가의 노랫말을 반대로 한 말장난인가 싶었다. 입에 담을 수록 말투가 상대방에게 툭 던지는 듯 하기도하고, 타이르는 듯 하기도하고 타이틀이 주는 힘이 크다고 느꼈다. 당연히 악뮤 노래를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가수들 신곡이 나온다해서 찾아보고 기다리고 무조건적으로 들어보는 편은 아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듣다가 '수현'이 한음 한음 말하는 '그 때 알게 되었어-' 이 가사가 귀에 꽂힐 때 나도모르게 감탄을했다. 생각지도 못한 음이 튀어나온 느낌이랄까, 여러번 듣다보니 이 부분이 또 자연스럽게..
어쨌든 나는 그때의 내가 기특하다. 이 여행을 갔을 때가 아이폰4가 나온 지 1년이 안된 시점이었을 거다. 아이폰3는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4가 나온다고 했을 때 궁금하기는 했지만 딱히 사야 된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엄마가 어디서 듣고 왔는지 오빠가 사전 구매할 때 내 것도 주문하라는 얘기를 했다. 얼떨결에 갖게 되었지만 사고 보니 은근히 자랑하기 좋았다. 대학 동기, 친구들 중에서도 거의 내가 먼저 산 격이었다. 이게 뭐가 좋고 저래서 뭐가 좋다 설명을 해도 이해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물론 지금처럼 뭐를 많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군대에 가 있는 친구들은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다. 아마 휴가 중에 얘기만 듣고, 나중에 전역해서야 살 수 있었겠지. 사실 누구나 알듯이 이건 혁명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이 시기에 군대를 간 친..
처음이자 지금을.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소심한 내 언어들에서 한분이 '여행'이라는 단어를 캐치해내었다. 놀라움도 잠시, 생각했다. 여행이라... 여행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했었는데, 다시 여행의 첫 글을 쓴다면 나는 무엇을 쓸 수 있을까. 여행이 나에게 주는 보상은 무엇이었을까. 항상 내 마음속에는 여행을 위한 여행에 의한 삶이 있었는데, 나의 첫 여행, 그때를 어렴풋이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첫 여행은 해외였고 유럽이었다. 무작정 생각해 낸 곳이 유럽이었다. 많이 멀고, 모든 예술이 시작되었을 것만 같은 곳, 하지만 유럽에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도 몰랐다. 왜 하필 체코를 선택했는지 동유럽을 생각했는지 그때의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붉고 선명한 동화 같은 마을의 사진을 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고..
북유럽 신화 시는 어디에서 생겨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가 평소 부르는 노래와 남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온 걸까? 위대하고 현명하고 아름다운 꿈을 꾼 뒤 그 꿈을 시의 형태로 세상에 전해서, 해가 뜨고 지는 한,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한 계속해서 불리고 끝없이 회자되는 이유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왜 어떤 사람들은 아름다운 노래와 시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는지 궁금하게 여긴 적이 있는가? 이건 매우 긴 이야기인 데다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살인과 사기와 거짓말과 어리석음과 유혹과 추적이 다 포함되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귀 기울여 들어보기 바란다. 우리는 언어로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 즉 시와 전설을 만들고 이야기를 자아낼 수 있는 사람은 시의 꿀술을 맛본 ..
비터문 나는 행복했다. 우리는 빛의 찬양을, 말하자면 신의 허락을 받은 셈이었다. 나는 거기서 앞으로 펼쳐질 우리 여행의 아주 좋은 전조를 보았다. 우리는 달콤한 셔벗 같은 차디찬 공기를 맛보았다. 뭍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아로마 향과 숲속의 소나무 향이 배어 있었다. 저 멀리 하얀 장난감처럼 보이는 여객선 몇 척이 수평선 위에 놓인 비단을 가르며 나아갔다. 나는 이제껏 이에 견줄 만한 황홀에 가까운 온전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저 멀리 마르세이유의 언덕이 빛에 어린 수증기에 가려 어렴풋해지는 것을 바라보며 순수한 감정에 혼란스러워져서, 이게 꿈이 아닐까 두려워하면서 가까스로 흥분을 억눌렀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1.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달이 참 아름 답네요 라고 말했던 나쓰메소세키가 생각나는 밤이었습니다 그거 내가 가르쳐 준거잖아 기억나? 기억하는구나 그래서 내가 누나한테 말했잖아 달이 아름답다고 지금도 말하잖아 눈 내리는거 아름답다고 아름답다 그치 2. 은호는 여행을 떠나면 꼭 엽서 한 통을 보내곤 했다 바람이 좋아서, 해당화가 예뻐서,비가 내려서 파도가 눈부시게 부서져서 누나 생각이 났어 그래서 보내 짧은 엽서는 항상 그렇게 끝을 맺었다 살기 바빴던 내게 너의 그 말들은 둘도 없는 위로였다 내게 그 짧은 고백들을 써서 보낼 때, 그때의 넌 어땠을까 외롭진 않았을까 3. 언제부터 누나를 좋아하게 됬는지 몰라 봄에서 여름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 누나는 계절이 언제 바뀌는지 알아? 겨울에서 봄이 되는 그 ..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 영화&소설 비교 초반에 아무런 기대없이 보았는데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 그래서 이것도 소설을 찾아봤는데 중국어는 못 읽고 영문 번역된게 있어서 읽어봤다. (작가 - 신이우) 이것도 웹소설이라고 하는걸 보니, 중국도 웹소설이 잘 발달되어 있구나. 처음에 영화에서 촌스러운 스타일의 사람들, 눈 찌푸려지는 행동과 공간들,,, 약간 불편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그냥 조우정배우가 나올때까지 꾹참고 봄)댓글들에 많은 사람들이 실제 유학갓다왔는데 옛날 생각 난다느니, 특히 충격적이었던 공동 욕실장면, 남자 기숙사 장면을 보고 저 곳 기억난다느니하는얘기를 하길래, 아 중국 유학가면 정말 힘들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우리나라 영화 '써니'처럼 좀 시대 지난 대학가를 표현하느라 그런 것 같았다. 아마도,,, 그러길 바라..
남극절연 南极绝恋 Till The End Of The World 한달에 걸쳐서 조우정배우 관련된 영상들 쭉쭉 보다 보니 다보게됨... 왜인지는 모르겟지만 일땜에 방탄덕질하다보니 덕질이 익숙해졌나봄. 어렸을 때는 오히려 이런게 없었는데 중국(대만)배우다보니 찾아보기도 어려웠는데 또 찾으면 다 찾아지고, 보려면 다 볼 수 있는 간편한 시대라 생각보다 조우정배우를 통해보는 중국(대만)작품들이 괜찮았던 것 하고, 실제 생활도 단순하면서도 깊은 뭔가 진실된 남자느낌이라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인터뷰를 통해 본게 다이지만 생각하는것도 차근차근 들어보면 멋있는 남자, 그리고 본인 사생활을 지키려 기분 나쁘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은근 할말 다하는 것도 신기하고 재밌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날라리 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할때가 많아서당황스럽다가도 약간머리 기르고 턱수염 살짝 뭔가 그런 ..
삼생삼세 십리도화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거는 꼭 봐야되는 중국드라마라는 소개글이 있었다. 중드는 고등학교때 '장난스런키스' 보고 한 번도 본적이 없던 것같은데호기심으로 '삼생삼세십리도화' 제목이 특이하면서도 이뻐서 무슨 뜻이지 찾아봤는데세번의 삶, 세번의 세상, 십리의 복숭아꽃, 한자어는 뜻을 풀고 보면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의미도 많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도 모르게 편견이 있어, 중국드라마는 수준이 낮을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많은 중국영화나 드라마들 댓글을 보면그렇게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많은듯, 그 사람들도 그렇게 편견이 생긴건가 )그리고 아무래도 문화는 다를 수 밖에 없으니 배우들의 행동 등이 오바스럽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는데(단순하게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배우들이 에~를 많이 사용하는데, ..
역 앞에서 꼬치를 사먹었다 회사가 끝나고 그와 역앞에 늘어서있는 포장마차에서 꼬치를 사먹기로 했다 쌀쌀한 겨울에 소금꼬치하나 양념꼬치하나 시키고 사람이 많아 옆으로 비켰는데 바로 후회했다 우리 앞으로 주문량이 꽤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그 시간이 그냥 춥다기보다는 불편했다 포장마차 앞에서 한 아저씨가 섹소폰을 불고 있었다 멀리서 들었을 때 어리숙한 솜씨에 동아리 같은 곳에서 공연하나보다하며 그와 웃었었는데 섹소폰에는 살려달라는 문구가 크게 쓰인 종이쪼가리가 청색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추운 겨울에 사람들은 빨간 포장마차 천막으로 몰려들었지만 바로 앞에 그 아저씨에게 관심을 두는 이는 많지 않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3개만 먹어도 만원인 꼬치를 하나씩 들고 있었고, 색소폰 소리 위로 꼬치를 굽는 두 청년은 밝고 싹싹하게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