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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소설

비터문

나는 행복했다. 우리는 빛의 찬양을, 말하자면 신의 허락을 받은 셈이었다. 나는 거기서 앞으로 펼쳐질 우리 여행의 아주 좋은 전조를 보았다. 우리는 달콤한 셔벗 같은 차디찬 공기를 맛보았다. 뭍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아로마 향과 숲속의 소나무 향이 배어 있었다. 저 멀리 하얀 장난감처럼 보이는 여객선 몇 척이 수평선 위에 놓인 비단을 가르며 나아갔다. 나는 이제껏 이에 견줄 만한 황홀에 가까운 온전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저 멀리 마르세이유의 언덕이 빛에 어린 수증기에 가려 어렴풋해지는 것을 바라보며 순수한 감정에 혼란스러워져서, 이게 꿈이 아닐까 두려워하면서 가까스로 흥분을 억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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